시즌 3. 운명의 아이들 12. 이별의 징표

오상준
2018-07-22
조회수 267

12. 이별의 징표


#. 정착촌, 야전막사 / 밤

Cut to.

야전용 수술 키트 위에 누워 있는 카이.

수술을 받는 카이.

옆자리에 누운 제다, 링거를 맞으며 안정을 취하고 있다.

마취 상태에서 의식이 없는 카이와 제다 두 사람.

초조하게 두 사람을 내려다 보는 레나.

Cut to.

의식을 잃은 카이의 환상, 로이와 검술을 연마하고 있는 과거의 꼬마 카이.


로이

(여유있게 공격을 피하며)

잘 세겨두어야 해.


카이

(씩씩 거리며 연신 공격을 퍼 붙는다.)

칫. 뭘요?


로이

이기고 싶은 마음만으로는 승리할 수 없어.

정말로 상대를 이기기 위해서는 다른 것이 필요해.


카이

다른 거 뭐요?


로이

(미소) 그건 바로 용기란다.


카이

(휙 칼을 휘두르며) 나, 충분히 용감하다구요.

겁나는 거 없어요.


로이

그런게 아니야.

진정한 용기는 자신이 믿고 사랑하는 것을 지키고 싶을 때 나오는 거야.

무언가를 얻고, 누군가를 이기고 싶어 하는 마음이 아니라구.


카이

(머뭇거리며) “믿고 사랑하는 거”.


로이

(칼을 휘둘러 카이의 칼을 낚아 챈다.) 그래.

그게 있어야 비로소 마음 속에 진정한 용기가 생기는 거야.


카이

(버럭) 이런 법이 어딨어요! 반칙이야! 방심하게 해 놓고는.


로이

(웃음) 방심하면 아무리 용기가 있어도 다 소용 없는 거야. 하하하.


카이

씨~~~


발을 동동구르며 분해하는 카이.

웃으며 카이를 다독거리는 로이.

Cut to.

최신예의 거대로봇 병기를 살펴 보는 로이와 꼬마 카이,

천천히 상승 비행을 하는 부양로더에 나란히 서 있다.


카이

우와, 정말 대단해!

이제 카일럼 따위는 쓸어버릴 수 있겠는 걸!


로이

(미소) 전쟁은 무기만으로 하는 게 아니야.


카이

(입술을 쭉 내밀며) 흥. 알아요 알아.

또 그 “믿음과 사랑” 타령하려는 거죠?


로이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녀석.


카이

(갸웃) 그런데. 형님이 믿고 사랑하는 거는 뭐에요?


로이

글쎄. 그건 “평화”라고 할 수 있지.


카이

평화?


로이

(환하게 웃으며) 그래. 평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

이 신지구의 모든 이들이 간절히 열망하고 있는 것.


카이

평화.


마주 보며 웃는 카이와 로이.

Cut to.

전쟁터를 향해 출정하는 로이와 배웅을 하는 꼬마 카이.

울먹이며 가지말라고 보채는 카이.

웃으며 손을 흔들어 주는 로이,

말 없이 돌아서서. 천천히 멀어진다.

아득히 멀어지며 작은 점으로 사라지는 로이.

망연자실 바라보는 카이의 두 눈에 눈물이 글썽인다.


#. 정착촌, 촌로의 집 / 밤

정신을 차리는 카이,

힘 겹게 눈을 뜨고 주위를 살펴 보면.

레나가 침대에 기대어 잠들어 있다.


카이

“조안”.


레나

(눈을 뜨며) “피터”.


카이

응.


레나

(비로소 정신을 차리며) “피터”, 일어 났구나.


울먹이며 카이를 와락 안는 레나.

당황하며 버둥거리는 카이,

순간 옆구리에 통증을 느낀다.

카이

아~


레나

(당황하며 떨어진다.) 아, 미안. 아프지? 어떡해.


카이

아니. 너무 좋아서.

(눈알을 장난스레 굴리며 팔을 내민다.) 어디 한번 더.


레나

(눈을 흘기며) 너, 정말.


카이

(징긋 윙크) 아파서 죽는 거 보다는 낫잖아.


레나, 어이 없다는 듯이 웃는다.

머리를 긁적이며 마주 웃는 카이.


#. 에르시온 왕국, 중앙의회의 대회의장 / 낮

좌중을 향해 연설을 하고 있는 크산.

크산

(열정적인 웅변) 결국, 저 미개한 해적의 무리와 결탁한 카일럼의 음모에

우리는 우리 에르시온의 젊은 영웅을 잃고 만 것입니다.

우리는 이 사실을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며,

저 탐욕스러운 악의 무리들에게 처절의 피의 복수를 다짐하는 바입니다.

일어서라 에르시온의 군대여!

탐욕스러운 악의 무리를 정의의 이름으로 응징하라!


일제히 일어나 박수를 치는 중앙 의회의 의원들과 연맹의 영주들.

환호에 답하는 크산.


#. 우주해적선 리바이던, 선장실 / 밤

묵묵히 자리에 앉아 술잔은 기울이는 로스트,

무언가 결심한 듯 테이블 위의 모니터를 켜 지시를 내린다.

화면 속에서 로스트의 지시에 귀 기울이는 “리바이던”호 곳곳의 선원들.


로스트

이 시간 부로 “빛의 사원”에 있는 모든 인질들을 석방하고 철수한다.

“리바이던”호와 모든 선단은 앞으로 3년 동안 조기를 달아 영웅의 죽음을 애도할 것이다.


일동

...


다시 모니터를 끄는 로스트.

어두운 실내에 홀로 남아 술잔을 기울인다.


#. 카일럼 왕국, 황실의 대회의장 / 낮

근엄한 얼굴로 문무대신들과 회의에 임하고 있는 크롬.

갑론을박을 벌이는 문무대신들.


신하1

무엄하게도 에르시온이 모든 책임을 우리들에게 덮어 씌우고 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명백한 음모이옵니다.


신하2

로이 태자가 없는 에르시온은 이빨 빠진 호랑이와 다름 없습니다.

더 이상 우리 카일럼의 공격을 막아내지 못할 것입니다.


신하3

이때이옵니다.

총공세를 펴 틸리아테페를 함락시키고 신지구의 천하를 통일하여 대업을 이루소서!


신하들

(일제히) 출정하시어 대업을 이루소서!


크롬

(역정을 내며) 닥쳐라! 이 비루한 승냥이들 같으니라고!


화들짝 놀라며 조용히 누그러지는 신하들.

경멸의 눈빛으로 좌중을 둘러보며 일갈하는 크롬.


크롬

에르시온의 로이 태자는 진정한 영웅으로 숨을 거두었다.

비록 그가 숨졌지만 그가 약속한 모든 것이 이루어졌다.


좌중

...


크롬

우리 카일럼은 영웅의 서거를 애도하며 그와 나눈 약속을 지킬 것이다.

그로서 스스로 우리의 결백을 증명할 것이다.


좌중

!!!


크롬

향후 3년 간 우리 카일럼은 불가침의 약속을 지킨다.

비록 에르시온과 가이안이 먼저 공격을 해오는 경우라 해도,

카일럼의 영토만을 지킬 뿐 정복에 나서지 않을 것이다.


뜻밖의 반응에 경악하는 문무대신들.

단호한 크롬의 태도.

불만스러운 듯 인상이 굳는 승상 버간.


#. 정착촌이 내려다 보이는 언덕 / 낮

하일과 나란히 서서 장착촌 마을을 내려다 보고 있는 레나.

그 뒤쪽으로 백여 명의 근위대 병사들이 도열해 있다.

멀리 마을에서는 사람들이 화적단원들의 시체와 전투의 잔해들을 치우고 있다.

서서히 활기를 되찾아 가는 마을의 풍경.


레나

믿어져? 단 한 사람의 힘으로 저 모든 것을 해냈다는 거.


하일

만약 그렇다면. 그 사람은 아마도 전쟁의 신일 것입니다.


레나

그렇겠지.


하일

(조심스럽게) 공주마마. 이제 그만 돌아가셔야 합니다.

여러 사건이 겹쳐 황궁의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레나

그래. 이제는 돌아가야 겠지..


#. 정착촌의 광장 / 낮

팔과 옆구리에 붕대를 두른 채 꼬마 아이들과 구슬놀이를 하고 있는 카이.

언제 아팠냐는 듯이 해맑게 웃는 얼굴로 꼬마 아이들과 즐겁게 어울리고 있다.

다가가는 레나.

레나를 발견하고 환하게 웃어 보이는 카이.


#. 정착촌의 중앙 첨탑 / 낮

나란히 서서 마을의 풍경을 감상하는 카이와 레나.

붉은 노을이 두 사람의 얼굴에 비친다.


레나

아름다워.


카이

응. 아름다워.


레나

지금 이 마을의 모습이 아름다운 건.

여기에 평화가 찾아 왔기 때문일 거야.


카이

응. (고개를 갸웃하며) 재밌는 걸...


레나

???


카이

방금 니가 한 말, 내가 아주 잘 아는 사람이 자주 하던 말이거든.


레나

그래?

(잠시 망설이다가 결심한 듯) 이거 받아줘.


카이

응?


카이, 레나를 보면.

레나, 한 손에 “해의 반지”를 들고 있다.

놀라는 카이.


레나

감사의 표시야.

이 반지를 찾아주고, 나를 구해주고, 새로운 세계를 알려주고.

그리고 이 마을을 구해준 데 대한.


카이

(미소) 고맙긴한데. 이건 너한테 소중한 반지잖아.


레나

(고개를 저으며) 이 반지. 니가 간직해 줬으면 좋겠어.

이제 니가 이 반지의 주인이야.


카이

(반지를 받으며) 헤헤헤. 기분이 야릇한데.


쑥쓰러운듯 마주 웃는 두 사람.

이때 첨탑으로 카이를 찾아 올라오던 제다,

레나와 카이가 함께 있는 모습에 흠칫 놀라며 뒤로 숨는다.

미묘하게 일렁이는 눈빛으로 두 사람의 모습을 살펴보는 제다.


#. 정착촌이 내려다 보이는 언덕 / 낮

레나의 뒤로 하일과 근위병들이 함께 도열해 있다.


레나

준비됐어 “아수라”.


아수라

(소리)

황궁으로 소환한다.


섬광과 굉음이 일며 순식간에 사라지는 레나와 일행들.

사람들이 사라진 곳에 잔광만이 은은히 남아 허공을 감돈다.


#. 정착촌, 임시 거처 천막 / 낮

나란히 서서 레나가 남겨 둔 편지를 읽는 카이.


카이

떠났어. 흔적도 없이.


제다

괜찮을까?


카이

보호해줄 사람들과 함께 떠나니 걱정하지 말라고 편지에 씌여 있긴하지만.


제다

신기한 아이였어.


카이

다시 만난 수 있을까.


제다

글쎄. 아무튼 이제 우리도 떠나야 겠는 걸.


카이

(미소) 그래야겠지.

.

#. 몽타쥬 – 황도로 귀환하는 카이와 제다

마을 사람들의 배웅을 받으며 길을 떠나는 카이와 제다.

뛰어서 따라오며 손을 흔들어 주는 마을의 꼬마 아이들.

Cut to.

비행보드를 타고 황무지를 가로지는는 카이와 제다,

먼지 바람을 일으키며 광활한 대지를 가로지른다.

Cut to.

인근 마을에 도착한 카이와 제다,

마을의 중심가를 거닐며 주위를 살핀다.

한적한 변방 마을의 풍물을 유유자적 감상하는 카이.

신중하게 주위를 경계하는 제다.

Cut to.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는 카이와 제다.

이때, 옆 테이블의 사냥꾼 무리들이 나누는 이야기가 들린다.


사냥꾼1

아까운 사람이었는데.


사냥꾼2

난 삼국이 통일이 된다면 아마도 그 양반이 해내지 않을까 하고 생각을 했었는데.


카이

(귀를 쫑긋하며 옅듣는다.) ???


제다

(예민하게 반응하며 주목한다.) .


사냥꾼3

도대체 누구 짓이야?

이후의 상황을 보면 로스트의 짓도 크롬의 짓도 아닌 것 같은데.

그 자들은 결국 아무 것도 얻은 것이 없잖아?

아니지, 오히려 약속 지킨다고 손해만 본 셈이지.


사냥꾼4

글쎄말이야. 거참.

(은밀히) 그게. 아마도 “암흑길드”가 관련이 있을 거라는 소문이 있어.


일동

!!!


사냥꾼1

아무도 본적이 없다던데..


사냥꾼2

그놈들이 누군가와 결탁을 해서 쥐도 새도 모르게.


카이, 제다

(긴장한다.) ...


사냥꾼3

아무튼 안 됐어.

노쇠한 황제와 어린 꼬마 왕자만 남아서 황가가 휘청하게 생겼단 말이지.

게다가 그 꼬마 왕자도 실종됐다잖아.

아마도 먼저 당한 걸 수도 있어.


사냥꾼4

젠장. 로이 태자가 그렇게 허무하게 암살을 당할 줄 누가 알았겠느냔 말이야.


카이, 제다

(경악) !!!


식사를 하다 말고 뻣뻣이 굳어버리고 마는 카이. 그걸 안타깝게 바라보는 제다.

Cut to.

최고의 속력으로 에르시온의 영토를 향해 질주하는 카이와 제다의 비행보드.

심각하게 굳은 두 사람의 표정.


#. 카일럼 황궁, 집정전 / 낮

좌우로 도열한 문무대신들의 사이를 지나 앞으로 다가가는 레나.

용상에 앉아 묵묵히 레나를 내려다 보는 크롬.


레나

(차분히) 다녀 왔어요.

그 사이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해요.


일동

(크롬의 눈치를 살핀다.) .


크롬

(태연히) 무사히 돌아와 다행이다.

그래, 바깥 구경은 어떠했느냐?


레나

(진지) 많은 것을 보고 느겼습니다.

잊을 수 없는 광경들. 많은 깨우침.

그리고, 포기할 수 없는 소중한 가치들.


크롬

(희미하게 미소를 머금고) 소득이 있었다니 더욱 다행이구나.

피곤할텐데 그만 물러가 쉬어라.


일동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안절부절) .


레나

(목례) 그럼 이만.


물러서서 집정전을 빠져나가는 레나.

묵묵히 그녀의 뒤를 따르는 하일.

흐뭇한 미소를 머금고 레나를 바라보는 크롬.

눈을 내려뜨고 이를 악 무는 버간과 그의 측근들.


#. 에르시온의 황도, 황궁의 중앙홀 / 낮

천천히 걸어 들어가는 카이, 뒤따르는 제다, 눈 앞으로 관에 누운 로이의 시신이 보이고,

그 앞에 황제가 엎드려 통곡하고 있다.

허물어 지는 카이, 절규한다. 망연자실 처다보는 제다.


카이

안 돼! 안되요 형님!

일어나세요. 형님!


카이의 절규를 묻으며 화면이 서서히 암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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