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2. 망국의 왕자 3. 드래곤 테이밍

오상준
2017-12-11
조회수 486

3화. 드래곤 테이밍


생체 병기장의 수술대에 놓여있는 드래곤의 머리위로 뇌신경의 반응을 나타내는 레이저 영상이 겹쳐진다.주사기로 물질을 주입하자 빛을 내며 신경계를 따라 빛이 흐른다. 듀발과 도벨이 경이롭게 바라본다.


듀발

그것이 루흐다의 물질인가?


듀발의 목소리에 돌아보는 도벨.


도벨

네. 그렇습니다.


듀발

루후다 인들은 실로 대단하군.


도벨

알면 알수록 더욱더 미궁속으로 빠지는 기분이지요.


이때 신경계를 따라 흐르던 빛이 흐려지며 끊어지는 현상이 발생하다가 더 이상 확장을 멈춘다. 당황하는 듀발과 짐작했다는 듯 입을 여는 도벨.


도벨

역시 죽어있는 드래곤의 뇌는 여기까지가 한계군요.


빛들이 사라지기 시작하고 드래곤의 머리에서도 연기가 피어오른다. 흠칫 놀라는 듀발에게 도벨이 말을 한다.


듀발

역시 실패인가?


도벨

이 물질은 신경계에 부식을 일으키게 됩니다.

저것은 사체라 부식이 더 빠른 것이고,

살아있는 실험체의 경우 지금보다 확연히 더디게 나타날 겁니다.

신경계가 부식하기 시작하면 얼마 지나지 않아 생존본능만이 남고 모든 것을 위협으로 인지해 공격성과 폭력성만 남지요.

그런 상태라면 부식으로 뇌가 녹아내려 죽이지 않더라도 살수가 없습니다.


듀발

하지만 저렇게 바로 뇌가 녹아버려서야..


도벨

이것은 드래곤의 생체 조직과 결합한 파르입니다.

하지만 죽은 사체라 한계가 있습니다.


듀발

이것만 성공한다면 앞으로 가이아의 모든 테이머들이 보다 쉽게 테이밍을 할 수 있겠지.


도벨

아시다시피 루흐다 문명은 미지의 영역으로 보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현재까지는 여기까지가 저희 기술의 한계입니다.

그러니 새끼 드래곤을...


듀발이 정색하며 말한다.


듀발

무슨 말이냐...?


도벨

왕자님이 테이밍에 실패할 경우도 생각하셔야지요.


도벨은 서늘하게 듀발을 바라본뒤 은밀하게 듀발에게 목소리를 낮춰 이야기를 했다.


듀발

음..


도벨

길들일 수 없는 야수는 재앙이다.

우리가 드래곤 테이밍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인간에게도 드래곤에게도 그저...재앙이다.

재앙의 씨앗은 제거한다.

대장군께서 하신 말씀이십니다.


듀발은 짐짓 외면하며 혼잣말을 하듯 중얼거렸다.


듀발

하지만 아직 시간이 있으니, 제다에게 희망을 걸어보고 싶군.


도벨

곧 침샘이 열리고 야수성이 발현되기까지 불과 몇달입니다.

진정 왕자님이 그 안에 테이밍에 성공하실꺼라 보십니까?

대장군이 실패한 일을, 저 어린 왕자가요?


듀발은 도벨을 바라보며 눈빛에 힘을 줬다. 듀발은 찔끔했지만 그래도 마지막으로 의견을 피력했다.


듀발

..


도벨

우리 가이아에 그것을 기다릴 시간이 허락되었다고 생각하십니까?


제다의 방에서 배가 고파 쓰러져 잠든 드래곤, 인기척에 잠이 깬다, 눈 앞에 구운 고기덩어리와 생선이 있고 한껏 기대하는 표정의 제다, 로드리케, 레센느와 침을 흘리는 피기가 있다. 다들 얼굴에 숯검댕이를 묻히고 뚫어져라 보고 있어서 새끼 드래곤이 흠칫 놀란다. 하지만 미동도 없는 이들의 부담스런 모습에 고기를 먹어보려 한다. 더욱 더 초롱초롱해지는 세명의 눈. 조심스레 한입 베어물은 새끼 드래곤, 세사람의 시선을 신경쓰며 꿀꺽 삼킨다. 환해지는 표정의 새끼 드래곤은 찹찹찹 소리를 내며 맛잇게 먹는다. 얼싸안고 환호하는 세  사람과는 달리 드래곤이 음식을 남기지 않을 것 같아 시무룩한 피기. 레센느는 제다를 보고 활짝 웃는다.


레센느

너무 잘 먹네요,다행이예요.

 왕자님, 왕자님이 이 아이를 두번이나 살리셨네요.


로드리케는 제다 옆에서 싱글벙글 우와하고 감탄하고 제다는 머리를 긁적이며 해맑게 웃는다.


제다

아니예요. 우리 모두 같이 살린거죠.

헤헤, 로드리케도!


밖에서 들어오는 듀발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듀발

드디어 먹는거야?


제다가 듀발에게 반갑게 달려가 안긴다.


제다

삼촌! 불에 익혀줬더니 이렇게 잘 먹어요!


듀발

그래서 그런가? 화식을 해서 다른 드래곤보다 두뇌 크기도 더 크고 영리해.

그래서 테이밍이 잘 되지 않았어.


듀발은 잘 했다는듯 제다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듀발

근데 어떻게 알게 됐니? 제다야.


제다

둥지에 가면 뭘 먹었는지 볼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가봤더니 둥지 근처에 먹다 남은 고기랑 생선들이 그을려 있었어요.


레센느 옆에서 거든다.


제다

어찌나 꼼꼼하고 열심히 찾아보는지...아끼는 마음이 정말 굉장하던걸.


듀발이 제다를 지긋이 바라보여 읍조리듯 간절하게 이야기를 했다.


듀발

그 마음이 널 현명하게 하겠구나..


새끼 드래곤 기운을 차린 듯, 제다 곁에서 삐익삐익 거리며 주위를 맴돈다. 맛있게 먹었던지 이곳저곳에 숯검댕이가 묻어있다. 제다가 새끼 드래곤을 보다 번뜩하더니 소리를 질렀다.


제다

재투성이, 에쉬!


다들 어리둥정한 표정으로 제다를 바라본다.


레센느, 듀발, 로드리케

응?


제다

이름요! 제 드래곤이니 제가 이름을 지어줘야죠!

에쉬! 에쉬라고 부를꺼예요!


레센느 피식 웃으면 이야기를 받아준다.


레센느

에쉬라고 멋진 이름인걸요.


로드리케가 박장대소하며 놀린다.


로드리케

에쉬래. 재투성이 에쉬. 하하하하


이들의 모습을 근심어린 눈으로 미소 지으며 바라보는 듀발, 복잡한 심정이다.


바티운에서 드래곤 사냥이 있은지 3개월 뒤, 왕궁 외곽에 마련된 드래곤 사육장에서 제다가 새끼 드래곤의 테이밍에 열심이다. '아악'하는 제다의 비명소리, 레센느와 로드리케가 달려온다. 대형견만큼 커진 애쉬는 야수로서의 본성이 나오면서 피기를 보고 하악거리고 있고 피기가 애쉬를 보며 사납게 짓고 있다. 그 옆에 손을 부여잡고 쓰러져 고통스러워 하는 제다.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기위해 침대에 누워 있고 표정은 밝다. 레센느와 로드리케가 걱정스런 표정으로 곁에서 지켜보고 있다.


제다

괜찮테도요, 그리고 이 일은 꼭 비밀로 해주셔야 해요.

제가 테이밍 훈련하다 모르고 에쉬 꼬리를 밟아서 에쉬가 놀라서 그런거예요.

제 잘못인데 에쉬가 벌을 받게 할 순 없잖아요.


레센느

그렇게까지 얘기한다면 어쩔수 없긴 한데.


제다 밝게 웃으며 이야기를 했다.


제다

전 정말 괜찮아요.


며칠이 지난 후, 에쉬에게 테이밍을 하고 있는 제다, 쇠사실에 묶여 있는 에쉬.

테이밍에 더욱 집중하는 제다.


제다

‘에쉬, 부탁이야~ 나에게 마음을 열어줘.’


제다 갑자기 머리에 둔기로 맞은 것 같은 어마어마한 통증을 느낀다.


제다

아악!


쓰러지는 제다, 의식을 잃어가며 애쉬를 바라본다. 공격적인 자세로 하악거리는 에쉬, 제다는 사람들에게 실려간다. 

왕궁 제다의 방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앓고 있다. 의사가 진찰을 하고 있고 누마미스와 아나타가 걱정하며 서있다. 청진기를 가방에 집어넣으며 걱정스러운듯 이야기한다.


의사

테이밍의 반동에서 오는 쇼크입니다.

당분간 안정을 취하시면 괜찮을 것이 옵니다.

헌데 이 정도 반동이라면 테이밍에 거의 성공했을때나 오는 충격인데,

아직 어리셔서 견디지 못하셨지만 대단하십니다.


로드리케

제다, 정말 열심히 했어요. 

나랑 놀아주지도 않구요.


앤리스

난 쇼크를 한번도 느낀 적이 없어, 

실패한 적이 없으니까.


로드리케

잘난척은~ 

그럼 니가 드래곤을 테이밍하던지.


앤리스

음.. 음..


의사

지금은 건강이 많이 안좋으시니 당분간만 테이밍을 금하시면 걱정하실 일은 없을 것이옵니다.


의사는 누마미스와 아나타에게 정중하게 인사하고 나간다. 아나타 가슴을 쓸어내린다.

제다 나즈막히 읖조리며 눈물을 흘린다.


아나타

이제 그만하자. 제다야~


제다

에...쉬...


며칠뒤 주변에 만류에도 불구하고 사육장에 간 제다, 에쉬가 피기와 으르렁 대고 있다가 제다가 말릴새도 없이 피기에게 불을 뿜는다. 드디어 에쉬에게 침샘이 열려 화염을 뿜게 된 것이었다. 불에 타 죽은 피기를 보고 로드리케는 엉엉 울고 있다. 미안해서 어쩔 줄 모르는 제다. 로드리케가 불에 탄 피기를 빼앗으려하자 로드리케한테도 불을 뿜는 드래곤. 제다는 루드라로 에쉬 발밑을 쏘아 화염 방향을 돌린다. 다시 쇠사슬을 조여 에쉬를 겨우 묶어 놓고 듀발을 불러온다. 듀발이 정신을 집중하고 제다는 옆에서 기도하듯 보고 있다.


로드리케

엉엉~ 피기야


듀발

제발..


제다

에쉬야.


듀발이 테이밍을 시도하자 다시 불을 뿜는다. 듀발의 말에 제다는 무릅을 꿇고 애원한다.


듀발

결국 안 되겠군. 죽여야해.


제다

그럴수는 없어요. 에쉬는 제 친구에요. 흑흑


로드리케

피기도 내 친구야~ 어엉엉~


듀발

미안하구나. 로드리케.


제다

...


무릅꿇은 제다에게 듀발은 같이 무릅을 꿇고 눈높이를 맞추며 담담하게 이야기를 했다.


듀발

제다야.

이것이 재앙이다.

똑똑히 보아라.

이제 선택할 시간은 끝났다.


제다

 테이밍을 할께요.

하면 되잖아요. 엉엉


듀발

...


제다

시간을 조금만 주세요. 삼촌. 네. 네.


듀발

드래곤을  병기장 감옥으로 옮겨라!


병사들

네!


생체 병기장, 지하 감옥에 드래곤이 목과 손 발이 쇠사슬과 지지대에 묶여 있다. 입에는 보호대가 물려있다. 창살 너머로 보고 있는 제다, 앤리스


제다

에쉬..


드래곤

크르르


도벨이 감옥안으로 들어가 커다란 주사기로 드래곤의 머리 뒤쪽을 찔러 혈액을 체취하며 기분 나쁘게 웃는다.


도벨

최대한 빨리 끝내줄께. 약속해. 히~


차마 보지 못하고 고개를 돌리는 앤리스와 제다.

잠시후, 도벨이 약품처럼 봉해져 있는 드래곤의 혈액을 저장고에 넣고 나간다.


제다

난 드래곤을 풀어 줄테니, 넌 약병을 챙겨


앤리스

약병? 머하게?


제다

시간이 없어. 나중에 알려줄께. 가자!


앤리스

이래도 되나..


가이아 왕궁 아스테를 알현하는 듀발.

듀발이 왼쪽 가슴에 주먹을 대고 한쪽 무릎을 꿇은 체 목례를 한다.


듀발

가이아의 대장군 듀발, 아스테를 뵈옵니다


아스테는 심려스런 표정으로 천천히 말한다.


아스테

드래곤을 놓쳐버렸다고?


고개숙인 듀발에 얼굴에 짙은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그림자 안에 무표정하지만 책임을 통감하는 듯 슬픈 눈빛.


듀발

송구하옵니다.


이때 아스테 옆에 있던 프라하스가 한발 나오며.

 

프라하스

설마 드래곤이 누구의 도움도 없이 도망쳤다고 이야기하는 건 아니겠지요?


도벨

그럴수는 없습니다. 분명!


밖이 시끄럽다. 뛰어 들어오는 로드리케, 잡으려는 병사들. 듀발과 아스테가 난감해 하며 입을 떼지 못한다.


로드리케

제다가 그랬다고요. 드래곤을 놔준건!


듀발, 아스테

...


프라하스

정말이냐? 너희들은 친구가 아니냐?


로드리케

에쉬 때문에 피기가 죽었어요. 드래곤도 죽었어야 해요.


프라하스

제다 왕자를 잡아오세요!


병사들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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