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2. 망국의 왕자 9. 못다한 결혼식

오상준
2017-12-14
조회수 395

9. 못다한 결혼식


국경수비대의 대장은 레센느의 아버지 훔 장군이 맡고 있었다. 해골동굴의 영웅으로 알려진 제다의 친구 앤리스와 로드리케는 핵심전력인 드래곤 부대를 맡고 있었다. 결전을 앞둔 가이아의 칸다하르강 국경수비대 식당에서 국경수비대장 훔 장군이 드래곤 부대 병사들에게 배식을 하는 동안 연설을 하고 있다.


드래곤 부대의 용사들은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테이밍 중에 어떤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정신을 잃고 흥분해선 절대 안된다.

알겠나?


병사들

명심하겠습니다.


가이아께서는 분명 에르시온군에게 단 한 발자국의 침략도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병사들

와! 와!


많이 먹어라~


배식을 하는 병사들이 음식을 나눠 준다.


자, 다들 먹고 힘내자구~


배식병 곤은 비열한 미소를 지으며 배식을 마친 뒤 부엌뒤 문으로 사라진다. 식사를 마친 용사들에게 전령이 소식을 전한다.


전령

에르시온이 칸다하르 강을 넘어 오고 있습니다.


에르시온 진영, 크산 의장은 기갑부대 위 보호 장갑 뒤에서 거만하게 앉아서 귀속말로 전령의 보고를 받고 있다.


전령

의장님, 그림자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간식’은 먹었답니다.


크산

진군하라!


전방상황을 보고하는 에르시온군 크산의 부관이 긴장해서 목소리를 높였다.


부관

도하지점에 드래곤 부대입니다!

숫자가 많지는 않지만 모두 화룡들이라 지금은 건널 수 없습니다!


크산

걱정하지 마라.

그래서 그림자를 심은게 아니냐.

더욱이 ‘간식’까지 먹었다고 하니.. 크크크


부관

역시! 대단하십니다!


크산

멍청한 가이아놈들.

미스트롤리움을 채취하지 말자구?

아수라한테나 이야기해 보시지 그래.

크 크 크.


부관

그럼 차례로 성을 격파하실 생각이십니까?


크산

아니다!

국경수비대만 무너지면 다른성은 무시하고 수도인 생명의 성까지 곧장 진격한다!


부관

전군, 가이아로 진격!


가이아 진영, 에르시온의 기갑부대가 오는 것을 보고 국경수비대 훔장군은 병력들에게 명령을 하달한다.


도하지점에 드래곤 부대의 화력을 집중하라!


앤리스

자, 가자! 드래곤.


로드리케

드래곤을 보내라!


용사들의 파르에서 빛이 나면서 드래곤들로 파르에서 빛을 발한다. 갑자기 병사들의 입에서 피들을 토하며 하나둘씩 쓰러진다. 앤리스가 쓰러지자 로드리케가 의아해하다 자신의 입에서도 나오는 피를 닦으며 당황해 한다.


앤리스

으 윽..


로드리케

이게 뭐지???


갑자기 테이밍 되어 있는 드래곤들도 비틀거리며 우왕좌왕 한다.


크산

이때다.

드래곤을 쏴라.


에르시온 군의 포격이 드래곤들에게 쏟아지는데도 드래곤들이 움직이지 못하자 드래곤들은 전멸하고 만다.


이. 이게 어떻게 된거지???


병사들

컥~ 장군 어서 피하십시..


드래곤부대가 패하자 압도적인 전력앞에 속수무책인 가이아군, 치명상을 입은 훔 장군.


드래곤들

캬오~


로드리케

내 드래곤이! 이놈들.


로드리케가 흥분해서 망루에서 일어선다.


앤리스

안돼, 위험해.


로드리케

윽!


로드리케가 에르시온 군의 총탄에 맞고 쓰러진다.

앤리스

안돼, 로드리케!

다 죽여버리겠어! 

윽!


앤리스도 총탄에 쓰러진다.


끝까지 막아라. 가이아를 지켜라.


부관

장군! 후퇴해야 합니다.


그럴수는 없다!


두 두 두!


윽!

가이아여, 우리를 도우소서…


부관

장군! 장군!


에르시온 군의 빗발치는 총탄에 훔장군까지 쓰러지며 국경수비대는 힘없이 무너져 버렸다.

비통한 소식이 가이아 왕궁에 전해졌다.


전령

국경수비대가 무너졌습니다!


누마미스

이렇게 허무하게 이럴수가…, 훔장군과 드래곤 부대는?


전령

훔 장군이 전사했고, 드래곤 부대는 전멸했습니다.


레센느

아, 아버지가


제다

앤리스, 로드리케..


듀발

다른 성들은?


전령

다른 성들을 모두 수비에만 전력하고 있고,

에르시온군은 곧장 생명의 성으로 진격하고 있답니다.


듀발

그렇다면 전면전을 벌일 생각은 아닌것 같습니다.


제다

전하, 저도 전투에 나가겠습니다.


누마미스

그. 그래야지.


듀발

다른 성들이 도와준다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역부족입니다.


레센느

생명의 성에 남은 드래곤들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도 끝장을 보지도 않고 항복하잔 말입니까!


듀발

어차피 에르시온의 적은 카일럼입니다.

양국이 연합하여 맞서는 것이 신지구의 균형을 이룰 수 있습니다.


레센느

그럴수는 없어!


듀발

만일 양국이 서로 혈전끝에 전력의 대부분을 상실한다면,

크롬은 손도 대지 않고 통일을 이룰겁니다.


누마미스

다른 성에서의 식량 보급은 어찌되고 있나?


전령

식량 보급도 모두 끊어졌습니다…


듀발

제가 직접 가서 크산를 막고 화친을 제의해 보겠습니다.


누마미스

후~

보급도 끊어진 상황..이라..

전권을 일임하겠다.


레센느

안됩니다. 

끝까지 싸워야 합니다.


듀발

레센느, 미안해 하지만 지금은 안돼.

 참고 후일을 기약하자.


레센느

휙~


평소에 너무나 사람 좋은 레센느지만 아버지 훔 장군의 사망소식에 이성을 잃어서인지 얼음처럼 냉정하게 돌아서 나가버린다.


제다


제다는 앤리스와 로드리케의 사망소식에 떨궜던 고개를 들어 듀발을 바라보고 있다.

다음날 생명의 성앞에 비장한 각오로 선 듀발과 제다의 드래곤 에쉬와 드래곤 십여마리가 서있다. 그 뒤로 익룡부대와 야수부대들이 보인다.


듀발

나는 가이아의 대장군 듀발이오.

가이아의 모든 드래곤과 용사들이 죽기로 싸운다면 승리는 장담하기 어렵겠지만, 

에르시온은 상당한 전력을 상실할 것이요. 그렇지 않소?


크산

호오~ 상당한 박력이군요!

맞습니다.

그래서 누차 동맹을 제의했지만 가이아는 거절하지 않았습니까?


듀발

우리 내부에서도 찬반이 팽팽히 맞서 결정이 쉽지 않았소.

하지만 지금은 제가 결정할 수 있습니다.

어찌 하시겠습니까?


크산

좋습니다. 듀발 장군.

한가지 조건만 약속하면 동맹을 맺고, 군대를 물리겠소.


듀발

조건이 무엇입니까?


크산

제다 왕자를 에르시온으로 데리고 가겠소.


크산은 능글능글하던 얼굴을 바꿔서 정색하며 이야기를 하자 분위기가 무거워졌다.


듀발

인질로 삼겠다는 것입니까?


크산

동맹의 징표지요.


다시 크산은 언제 그랬냐는  능글능글한 표정으로 돌아와 이야기를 받아쳤다.


듀발

큭!


듀발은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왕국의 운명이 자신의 어깨에 달려 있다는 생각에 가까스로 참았다. 하지만 의외로 제다가 나섰다.


제다

제가 가겠습니다.

하지만 저도 한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크산

호오, 뭡니까?


제다

칸다하르강에서 죽은자들을 배웅할 수 있게 해 주십시요.


병사들

왕자님!

흑흑

고맙습니다.. 

엉엉


병사들은 감격스럽고 미안한 표정으로 읍조렸다.


크산

시간을 많이는 못 드립니다. 하루를 드리지요.

한가지 부탁을 들어주었으니, 우리도 한가지 부탁을 더 하지요.

곤, 너는 가이아에 남아서 생체 병기장을 감시하고 에르시온과의 협조를 도와라.


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제다

‘너였구나, 첩자가.’


곤이 크산에게 깍듯하게 인사를 하자 제다와 듀발, 병사들의 분노는 서늘한 마음의 한으로 변하며 그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날 밤 가이아 왕궁에서는 왕비 아나타가 길 떠나는 아들에게 무엇이라도 해 먹이고 싶어 제다에게 자꾸 물었다.


아나타

제다야.. 먹고 싶은게 있으면 말해다오.

뭐든지 해줄께.


제다

한날 죽기로 맹세한 친구들이 모두 죽었는데..

제가 무슨 염치로 밥을 먹겠어요.


아나타

살아서 해야 할 일이 있어 살아 남은 것이 아니니.

그렇다면 죽은 자들의 몫까지 챙겨 먹고 힘을 내야지.


제다

엄마가 해주는 퓨리에를 먹구 싶어요.


아나타는 정성을 다해 만든 음식을 가져다 주었다.


아나타

많이 먹으렴 우리 아들..


제다

엄마..


제다도 눈물을 흘리며 말없이 먹는다.


제다

맛.. 있.. 어요..


함께 식탁에 앉아있던 누마미스는 숟가락을 놓고 나갔다. 차마 아들을 볼 면목이 없었다. 아나타도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고 왕국의 모든 사람들이 눈시울을 붉혔다.

다음날 아침 제다를 배웅하기 위해 생명의성 앞에서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아버지 누마미스는 굳게 닫고 있던 입술을 떼서 말을 꺼냈다.


누마미스

제다야. 부디 건강하거라.

나라가 힘이 없어 왕자를 지키지 못하는구나.


제다

아버지, 지키지 못한 것은 왕자가 아니라 나라입니다.

나라를 지키는 것이 왕자가 해야 할 일입니다.


아나타

불쌍한 우리 아들,

이 엄마는 너에게 그런 무거운 짐들을 지우고 싶지 않구나.

흑흑~


제다

어머니, 걱정 마세요.

삼촌과 함께 동맹을 승리로 이끌고 꼭 돌아오겠습니다.


모두가 슬퍼하고 있는 그때 늙은 제사장 아스테로가 다가 왔다.


아스테로

제다야, 너무 슬퍼하지 말아라.

네가 가야하는 그 곳은 원래 우리의 심장이었던 곳이야.

 그곳에 가서 우리의 과거와 그들의 현재를 보거라.

그리고나서 미래를 생각해 보거라.

그리하면 네가, 우리 가이아가 가야할 길이 보일 것이다.


제다

꼭 한 번 가보고 싶었는데 이렇게 데려다 주네요.

그것두 공짜로요.


왕비는 억지로 웃어 보려 했으나 잘 되지 않았다. 분위기를 바꾸려는 듯 듀발이 말을 꺼냈다.


듀발

왕자를 호위하라!

레센느, 너는 남아 가이아를 지켜다오..


하지만 레센느는 차갑게 말을 받아쳤다.


레센느

배신자!

아버지의 원수에게 항복을 해.

난 당신과의 과거를 수치로 여길 것이고

우리 네이투라는 에르시온에 반드시 복수할 것이다.

네이투라는 네이투라의 땅으로!


말이 끝나자 네이투라족 전사들이 레센느를 따라 발길을 재촉했다.


듀발


듀발은 가슴이 찢어지는 표정으로 고개를 떨군다.


크산

‘흐흐흐 무리에서 어린 영양이 나왔군.’

회군한다!


부관

전군, 에르시온으로!


칸다하르강에 도착한 시간은 늦은 오후였다. 어슴프레 해가 지자 다들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병사들과 따라온 가이아 사람들은 죽은 사람들의 화장한 뼈가루를 등에 넣는다. 이윽고 어둠이 깔리자 그들은 등에 불을 붙여 하늘로 날려보냈다. 무수히 많은 등이 칸다하르 하류를 따라 그들의 세계로 가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제다

로드리케.. 앤리스.. 친구들아.

너희와 함께 가고 싶지만 내겐 남은 일이 있구나.

미안하다. 흑흑


하늘 가득 등이 날아 오르는 것을 먼 발치에서 보고 있는 레센느, 등을 하나 올려 보내며 눈물을 흘리며 서럽게 읍조린다.


레센느

아버지.. 흑흑


듀발이 먼발치에서 네이투라족에서 띄우는 등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예를 갖춘다.


듀발

잘 가십시요.

장인어른..


병사들과 가이아인들

흑흑 잘가라.

 어서가.

가지마..

흑..흑..


제다

끄윽, 끄윽.


제다가 통곡하듯 울음을 참자 듀발이 나즈막히 스스로에게 자책하듯 이야기를 했다. 말은 듣고 있던 제다는 속으로 가슴에 새기듯 이야기를 했다, 자신에게.


듀발

드래곤을 믿고 안이했던 마음을 맘껏 탓하자꾸나.

하지만 선의를 악의로 갚은 것은 반드시 갚아 주자!


제다

‘기필코 이 원수를 갚고 가이아를 되찾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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