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2. 망국의 왕자 10. 적의 심장

오상준
2017-12-15
조회수 759

10. 적의 심장


에르시온으로 끌려가면서 악몽을 꾸는 제다, 시끄러운 소리에 깨보니 가이아 소년들이 에르시온 생도들에게 발길질을 당하고 있었다.


제다

안돼! 헉.. 헉..


사관생도1

이제 도착했다!


사관생도2

다들 내려와. 

빨리! 빨리!


에르시온 군인들

퍽! 퍽!


제다

그만들 하시오.


군인 1

어쭈.


군인 2

젠 왕자야.

괜히 시끄러워질지도 몰라.


군인3

아이들은 사관학교 관할이라고.

우린 성인 병사만 인솔하면 돼.


군인 1

쳇!

병사들은 곧장 전선으로!


듀발

알겠소..


듀발은 제다를 바라보다 묵묵히 병사들을 재촉한다.


가이아 병사들이 성앞에 도착한 시간은 자정이 넘은 새벽녁이었다. 춥고 바람이 부는 날씨에 앞에선 검고 높은 성벽은 마치 그 어떤 것으로도 부술 수 없을 것 같이 견고하고 높았다.


제다

이렇게나 전력의 차이가 날줄은 몰랐어…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사관생도1

뭘 보고 서있나, 촌놈들.


사관생도2

소년병들은 지하벙커로 이동!


듀발 장군과 병사들은 바로 전선으로 이동하고,  소년병들은 지하 벙커 안으로 도착하자 마자 소지품을 빼앗기고 모두 똑같이 허름한 옷으로 갈아 입혀졌다.


가누

왕자님에게 조차!


자비에

너무하는 것이 아니오.

이분은 그래도 동맹국 가이아의 왕자시오.


사관생도 1

그래 속국 가이아의 볼모지.

그러니까 볼모면 볼모답게 굴라고.


사관생도 2

게으른 놈들 그러니 나라가 망하지.


자비에

속임수를 써서 이긴 주제에!


가누

원래 진짜 싸워 이길 자신이 없어서 그러는 거지.


사관생도 1

속임수에 당한 너희가 바보지.

병법도 안보냐~


사관생도2

안 쓴다면 이길 수 있을 것 같나보지~

한번 붙어볼래?


생도들
큭 큭 큭


제다

좋다!

진다면 어떤 대우도 달게 받지.


조정실처럼 보이는 방에 있는 모니터에 지형이 변하는 모형 전투장을 선택하는 화면이 떠 있다.


사관생도 1

촌놈들, 어디서 싸울지 니가 정해라.

또 졌다구 핑계대지 말구~


제다

여기서? 모형으로?


자비에

시뮬레이션으로?

장난하냐!


사관생도 2

고르기나 해.

장난인지 아닌지는 좀 있다 알게 되겠지.


조정실에서 내려오자  평평했던 지형이 모형 전투장에서 고른 것과 같은 형태로 솟아 올랐다. 엄청난 스케일의 스타디움, 규모에 놀라는 제다와 가이아 볼모들, 족쇄를 찬 드래곤과 기동로봇.

                                                             

사관생도1

자. 이정도면 장난은 아니지~


생도들은 자랑스러운 듯 스타디움을 가리키며 우쭐댄다.

                                                                    

사관생도2

세번 먼저 이기면 승리하는 것으로 하지.

어때? 촌놈들.


기가 죽은듯 보이는 가이아 소년들에게 분위기를 바꾸려는 듯 외친다.


제다

좋다!

이 정도면 부서질 걱정없이 싸울 수 있겠어.


사관생도2

왕자라 허풍도 쎈데.

메카닉 준비완료!


자비에

바라는 바다.

족쇄나 빨리 풀어주라구.


대결을 시작하는 가이아와 에르시온의 소년들. 자비에는 너무 의욕이 앞선 나머지 가볍게 피하며 린치를 먹이는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한다.


사관생도 1

엥~ 너무 쉬운걸~


가누

내가 상대해 주지!


사관생도2

둘이 같이 덤벼도 되겠는데. ㅋㅋㅋ


가누

이 자식이!


제다

흥분하지마!


로봇의 펀치공격을 가볍게 피하면서 장착한 총을 뽑는다.


사관생도2

제법인데 이것도 막아봐라.


가누

크아~

‘화염을 쓰지 않는 이상 못이기겠어!’

좋다. 플래임!


드래곤

화악~


사관생도2

아이스버켓!


가누

으하하, 어떠냐?


사관생도2

어떻긴 넘 춥다~ 추워.

받아봐라. 두두두~


가누

으...


제다

피해!


가누

크윽~


총탄을 맞은 드래곤이 쓰러진다. 더욱더 의기양양해진 에르시온 생도들.


사관생도 2

자, 다음은 누구지?


제다

나다. 가이아의 왕자 제다!


사관생도1

야~ 적당히 하고 나한테도 기회를 줘야지.


사관생도 2

미안하지만 오늘은 너까지 차례가 안 갈듯한데~


제다

자! 와라.


사관생도2

왕자님이라 좀 다른지 보자구~


거칠게 다가오는 메카닉의 펀치를 살짝 밟고 위로 오르는 드래곤.


사관생도2

그래 이래야 좀 재미가 있지~


돌아서자 드래곤이 없다. 머리 위에서 내려오며.


제다

받아라. 드래곤 킥!


사관생도2

으악!

다음 사관생도는 중화기를 모두 장착한 상태로 나왔다.


사관생도1

화기를 모두 장착해.

드래곤을 아주 죽여버리게.


제다

얼마든지. 자, 와라.


시작하자 마자 기관총을 양손에 잡고 발사했다. 드래곤은 곧장 로봇의 머리위로 떠서 불을 쏘며 내려온다.


사관생도1

죽어랏! 두두두!!!


제다

제대로된 불맛을 보여주지. 화악~


사관생도1

으악~


압도적인 승리를 예상했던 에르시온 생도들은 화가 잔뜩 난 상태로 소리를 질러댔다.


생도들

으.. 카, 카이 왕자님을 불러와라!


스테이디엄 2층 난간에서 발을 꼬고 앉아 보고 있던 카이가 한마디 하며 몸을 던저 가볍게 착지한다.


카이

야~ 나 여기 있어.

좀 자자 밤도 늦었는데~ 하흠.


생도들

와~ 와~


카이

아~ 이놈의 인기..

야, 무식하게 무기를 그렇게 주렁주렁 메달고 싸우면 느려 터져서 지지 바보야~


사관생도 2

죄송합니다.


카이

죄송은~

어이~ 가이아 왕자님,

 오늘은 이쯤에서 무승부로 해두자고.


제다

왜 겁나냐?


로이

아우, 무서워~

무승부가 싱겁긴하지..


생도들

왕자님!


카이

머, 이겨봐야 생기는 것도 없고 해서요.


조정실 창문에 나타난 로이 황태자가 스피커로 한마디하자 생도들이 위를 보면서 일제히 예를 올린다. 


로이

걸린 것이 없어서 그렇다면,

이 대결의 승자에게는 내 블랙팔콘을 주도록 하지!


생도들

!!!

황가의 상징인 블랙팔콘을..


카이

오오옷~ 그렇다면~


제다

그렇게 싸움을 싫어하는 척하더니 전리품에 눈이 멀어 대결을 하는 거냐?


카이

음.. 머 그렇다고 해두지.

하지만 오해는 하지마.

전리품이 아니라 전리품으로 하고 싶은 일 때문이니까.


제다

구차한 변명은 하지 마라!


준비된 로봇 조정칸에 가벼운 몸놀림으로 오르면서 빈정거리듯 이야기를 한다.


카이

마음대로 생각하라구.

그럼 오랫만에 한번 붙어볼까?


시작하자마자 이전과는 몸 놀림이 다른 로봇의 발에 드래곤의 팔이 맞는다.


드래곤 에쉬

크오~


제다

으..


카이

내가 좀 빠르거든~


드래곤이 가볍게 점프해서 로봇을 차자 몸을 돌려 피하는 카이.


제다

허억!


카이

빨리 끝내자구~


장착된 검을 꺼내든다. 검을 보자 제다는 서늘한 눈동자로 평소보다 좀 오버한다.


제다

드래곤의 무서움을 보여주지.

플래임!


카이

아이스 버켓!


제다

죽어랏!!!


평소보다 화염을 길게 쏘며 무리를 한다.


카이

이봐 너무 몰아붙이는거 아냐?

숨쉴 틈은 줘야지.


제다

흥 전쟁터에서 왕자라고 누가 봐줄줄 알아?

우아아아아~~~


카이가 당한 원한 때문인지 평소보다 더 폭주한다.


카이

크윽~ 틈새가 녹고 있어..

왕자라 다른 드래곤보다 화염쓰는 시간이 길군!

그렇다면..

정면돌파닷!


화염을 정면으로 돌파해서 드래곤의 눈앞으로 가자 드래곤이 당황한다. 제다도 한번도 당해보지 않았던지라 놀란다. 로이는 전투를 보며 카이의 기지에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로이는 왕궁에서 풍족하게 자란 카이를 늘 걱정해 왔다. 부족함이 없이 자랐기 때문에 도무지 싸우려 하지 않는 낙천적인 성격에다 어릴때부터 좋은 장비, 좋은 선생님한테 배운 지라 오만한 성격까지 있어 험난한 궁정의 암투에 어찌 될지 몰라 걱정했던 것이다. 또한 자신의 어린 시절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깝기도 했다. 제다를 본 로이는 어쩌면 이 아이 때문에 카이가 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했다. 그래서 카이가 평소 가지고 싶어 했던 블랙팔콘을 미끼로 카이를 대결의 장으로 불러낸 것이다.


카이

놀랐지!


제다

아..


드래곤 에쉬

크오오


제다가 당황하자 드래곤 에쉬의 테이밍이 풀리고 그틈을 이용해 드래곤의 목을 잡고 눌러 타버린다. 그리고는 롯봇손에 있는 검으로 드래곤의 목을 찌르기 전에 멈춘다. 멈춘 순간 드래곤은 꼬리로 로봇을 치고 콕핏의 틈새가 녹아 있던 것 때문에 콕핏의 강화창이 부서져 카이가 파편에 맞아 부상을 당한다. 제다는 다시 정신을 차리고 드래곤을 테이밍해 진정시킨다. 로이는 박수를 치며 경기를 중지시키고 제다의 승리를 선언한다.


로이

대단하군. 드래곤은.

제다의 승리다!

카이를 어서 응급실로!


생도들

네.


병실에서 정신을 차린 카이와 제다 나란히 누워 있다.


카이

아~ 아쉽다.

블랙팔콘을 내껄로 만들 절호의 찬스였는데.. 쩝


제다

왜 봐준거지?


카이

연습경기를 하다 동맹의 전력인 드래곤을 죽일 순 없잖아.


제다

으.. 분하다.


병실 문을 열고 로이가 들어와서는 카이에게 한마디하고는 몸을 돌려 앉은 뒤 다정하게 제다에게 이야기한다.


로이

이제 살만한가 보지.


로이

분해하지 마라.

어쨌듯 승자는 너야.


제다

동정하지 마세요!


로이

동정이라..

더 강해져야 복수도 할 수 있지 않겠니?


제다

..


제다는 마음을 읽힌듯 고개를 떨군다.


로이

강하다는 건, 자신의 약함을 아는 것으로 시작하는 거다.

그건 창피한 일이 아니야.

자신의 약점을 인정하지 않고 이기려고만 하는 것.

 그것이 창피한 일이다.


로이가 일어난다.


제다

..


제다는 물끄러미 로이를 올려다 본다.


로이

그리고 그런 사람을 사람이든 야수든 따르는 것이다.

그것이 강함이다.


로이가 망토를 펄럭이며 돌아선다.


제다

'삼촌이 했던 말..'


나가는 로이의 뒷모습을 멍하니 쳐다본다. 옆에서 카이가 늘 그런다는 듯이 토하는 척을 한다.


카이

아.. 또 저 멋있는 척. 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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