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3. 운명의 아이들 1. 얼음 공주

오상준
2017-12-16
조회수 440

1. 얼음공주


카일럼 제국, 황궁 집정전 위 높은 용상에 앉아 도열한 군 지휘관들과 신하들을 내려다 보고 있는 크롬 황제.


크롬

아수라가 진군하기 위해서는 양국의 군대를 반드시 분리시켜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가!


카단 장군

그것이.. 적군이 공세에 나서지 않고 철저하게 방어에만 치중하는지라..


크롬

이 버러지 같은 놈!

수개월 동안 축척한 아수라의 에너지를 모두 소진하고도 단 일보도 전진하지 못하다니!


카단 장군

죽여 주십시요. 폐하!


크롬의 안색을 살피다가 나서는 승상 버간.


승상 버간

에르시온의 로이 태자와 가이아의 듀발 장군은 역시 범상한 인물들이 아닙니다.

마치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것처럼 전투를 했다 합니다.

특히 로이 태자는 아수라와 바둑을 두듯 치열한 수싸움을 한지라

아수라의 에너지가 매우 많이 사용되었다 합니다.


일동

...


크롬

흠음.. 그래?

역시 에르시온의 젊은 수호자라 이거군.. 

게다가 화룡을 마음대로 다루는 듀발까지.

음..


승상 버간

폐하, 너무 심려치 마시옵서서.

후방 미스트롤리움 산지의 반란이 진압되었으니 아수라는 더욱 강해질 것이옵니다.


카단 장군

폐하, 다시 한번 기회를 주신다면 죽음으로 틸리아테페를 점령하겠나이다.


크롬

아니다.

에르시온에 젊은 수호자가 등장했다면 이 카일럼의 패왕 크롬이 직접 상대를 해 줘야겠지.


승상 버간

다음 원정의 승리는 틀리없이 폐하의 것이옵니다.


일동

승리는 폐하의 것이옵니다.


레나

흥. 그새 모두 피냄새가 그리워진 모양이군요.


순식간에 가라앉은 분위기, 신하들이 모두 공주 레나를 쳐다본다.


승상 버간

공주마마!

국사를 논하는 중신들을 어찌 그리 매도하십니까?


카단 장군

공주마마,

 병사들이 듣는다면 사기가 땅에 떨어질 것입니다.


레나

병사들의 사기를 그렇게 잘 살피셔서 퇴각에 앞장서신 건가요?


카단 장군

흠흠.. 


카단 장군이 당황한듯 말을 돌리려 변명을 한다.


카단 장군

황후마마께서 살아 계셨더라면 결과는 달랐을 겁니다.


순간 죽은 황후의 이야기에 승상과 신하들은 아연실색을 한다.


승상 버간

!!


레나

그럼, 모두들 어머니를 죽음으로 몰지 마셨어야죠?


크롬도 안색이 변해서 호위무사 하일을 바라보자 하일이 뭔가 결심한 듯한 표정을 짓는다.


승상 버간

공주마마, 그건 그렇지 않습니다.


레나

제가 어리다고 기억을 못 할 줄 아셨나요?


장군

황후마마의 불행한 사건은 순전히 사고로..


승상 버간

장군!


장군의 눈치 없는 발언으로 레나의 표정은 무표정해 지고 눈동자가 없어졌다.

그러자 양미간 사이로 붉은 광채가 나기 시작한다. 순간 경악하는 신하들.


신하들

결계의 혈성이다!

아악~

피, 피해야 돼..!


공포에 질린 신하들이 우왕좌왕한다. 호위무사 하일이 빠른 동작으로 무릅을 꿇고 다리를 잡는다.


하일

공주마마, 제발..


하일의 말에 레나의 붉은 기운이 사라지고, 이내 쓰러진다. 하일은 레나를 안고 크롬을 본다.


크롬

..


크롬은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이자 하일에 가볍게 목례를 하고 나간다. 웅성거리는 신하들.


신하1

저.. 저게 그 결계의 혈성입니까?


신하2

으.. 묻지말게. 너무 끔찍했어.


레나의 어릴때 회상. 어머니의 죽음을 보게된 어린 레나, 문무대신들과 귀족들이 모인 자리. 레나는 동작을 멈추고 고개를 약간 젖히고 눈동자가 사라지자 약간 몸이 뜨는 듯하더니 사람들 위로 아수라의 섬광이 지나가고 사람들은 모두 형체도 없이 핏자국만 뿌려서 있다.

어두운 밤이지만 약간 빛나는 광채가 가끔식 보이는 아수라의 아래에 황궁 중앙에 위치한 거대한 첨답의 최상층부. 신비로운 외계문양으로 장식된 아치형의 다리. 아수라 바로 아래로 향하는 레나와 묵묵히 그녀를 뒤따르는 호위무사 하일.


레나

오래 걸릴지도 몰라.


하일

걱정마십시요.


레나

매번 미안하잖아..


하일

아닙니다.

제 일인걸요.


레나

고집쟁이.


아치형 다리의 끝에 서있는 아수라로 벽을 통과하듯 들어가는 레나. 아수라의 조종실 중앙으로 몸이 떠서 올라가다 바닥이 생기고 다시 가볍게 내려오듯 선다. 눈앞에 흐릿하게 비치는 황후의 입체영상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레나 공주가 슬퍼보이는 얼굴로 이야기를 하고 있다.


황후

아수라의 힘을 가지는 것은 무서운 일이야.

너만은 그 운명을 피할 수 있길 바랬는데...


레나

아니에요.

이제 아수라는 이 궁궐 안에서 제 유일한 친구인 걸요.


황후

이걸 받으렴.


레나

이게 뭐에요?


황후

해와 달의 반지.. 일월쌍환.

사모하는 사람과 나눠끼면 영원한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레나

이걸 왜 저에게?


황후

사모하는 사람이 있었단다.

하지만 내가 망설이는 사이 목숨을 잃고 말았지.

그때.. 이 반지를 나누어 꼈더라면..


레나

엄마..


황후

너만은 꼭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했으면 좋겠구나.


레나

엄마~ 흑흑


엄마의 영상이 있는 자리의 크리스탈을 껴안는다.


황후

불쌍한 내딸..


이때, 갑자기 황후의 말이 끊어지며 입체영상이 부서지듯 사라진다.


아수라

여기까지 입니다.


레나

알아.. 고마워..


아수라

황후님은 기원의 혜성을 타고 좋은 곳으로 가실 겁니다.


레나

죽은 사람의 영혼을 태우고 천국으로 가는 별!

직접 가서 엄마의 명복을 빌래.

도와줄수 있어, 아수라?


아수라

오랫동안 전투를 해서 에너지가 없습니다.

하지만 비행선 고르시면 빛의사원 가장 가까운 곳까지 보내드리겠습니다.


레나

고마워 아수라.


중앙의 크리스탈을 다시 꼭 안아주는 레나.


아수라

황후의 영혼을 천국으로.


늦은밤, 발코니에 나와 멀리 밤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레나. 비행복 차림의 복장이 그녀의 가녀린 몸매를 더욱 두드러지게 드러낸다. 부드러운 윤기를 품고 허리까지 출렁이는 그녀의 머리결. 레나의 손위에 놓은 보석함, 그 속에는 어머니의 유품인 ‘일월쌍환’이 놓여져 있다. 오묘한 광채로 아주 약하게 빛이나는 한쌍의 반지. 한동안 반지들을 바라보다가 보석함을 닫고 품속에 챙겨 넣는 레나.


레나

아수라. 난 준비됐어.


아수라

그럼 비행선으로 오르세요.


레나

아수라, 갔다올께.

이제 보내줘..


레나의 말이 끝나자 비행선이 섬광과 함께 발진하는 듯 하다 이내 사라진다. 비행선이 있던 자리는 텅빈채 잔광만이 희미하게 남아 있다. 소리에 놀라듯 경비병들이 달려오다 서서는 큰 소리로 외친다.


경비병

아. 아수라의 트랜스포테이션이야!

그럼 폐하가.. 아.. 공주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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