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3. 운명의 아이들 2. 적의 적은 동지

오상준
2017-12-16
조회수 447

2. 적의 적은 동지


에르시온, 황도의 대전 입구에 도열해 있는 에르시온과 가이아의 군대, 대전에서 황제에게 승전을 보고 하고, 치하를 받는다. 크산이 로이를 영접하기 위해 서있다. 뒤에는 의회의 영주들. 로이 뒤에는 듀발, 카이, 제다 등이 서있다. 크산이 정중하게 목례를 하자 로이도 목례를 한다.


크산

에르시온의 대영웅을 뵙습니다.


로이

영웅이라니요.

무수한 전우들을 잃고 겨우 살아 돌아온 패잔병일 뿐입니다.


크산

아니지요.

카일럼의 총공세로부터 당당히 틸리아테페를 지켜낸 천하의 용장이십니다.


로이

용장이라..


크산

모두들 태자께서 저 오만한 크롬에게 곧 통렬한 응징을 가하실거라 굳게 믿고 있습니다.

흉악한 마물 아수라도 박살을 내 주셔야지요. 하하하.


로이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입니다.


크산

하하하. 걱정마십시요.

기대도 실망도 다 저희들의 몫이니까요.


크산이 제다를 힐끗 보며 능글한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크산

그나저나 속국의 볼모를 황궁에 두는 것은 옳은 처사는 아닐 듯 하군요.


크산의 말을 들은 제다의 인상이 굳는다.

카이

동맹으로 삼았으면 친구 정도의 대우는 해 줘야 하는 것 아닙니까?


크산

하하하. 그렇군요~

친구들끼리는 치고 받고 그러는 법이지요,

그 나이에는.


그날의 대결을 크산도 알고 있는 눈치라 카이와 제다는 속으로 뜨끔했다.


카이, 제다


로이

가이안은 속국이 아니라 전장에서 함께 피를 흘리며 싸우고 있는 혈맹입니다.


크산

하하하. 아무려면 어떻습니까? 승리한 마당에~

허나 영주들은 생각이 다를 수도 있다는 점을 유념해 주십시요.

다들 워낙에 국가관이 철두철미한 분들이라..

쓸데없는 구설수는 피하는게 상책이지요. 후후후.

그럼 저희들은 이만..


가볍게 목례를 하고는 멀어져 가는 크산과 영주들.


로이

아무래도 어른들끼리 이야기를 좀 해야겠는걸.

저녁에 격납고에서 보자꾸나.


카이는 제다를 보며 부러운듯 말한다. 제다는 복잡한 표정으로 아무말도 못하고 있었다.


카이

좋겠다. 넌~


제다

..


로이는 황제의 침소로 가서 인사를 한다.

황제

어디 다친데는 없느냐?


로이

네. 다행이 경미합니다.


황제

그래 영혼을 가지고 있다는 궁극의 병기 아수라는 어떻더냐?


로이

아수라는 마치 거울 같았습니다.

제 자신과 싸우는 것 같았어요.

상대에게 제가 다 드러난것 같아 너무도 이상했어요.

처음에는 피하고 싶었어요.

그러자 패배가 찾아 왔습니다.

계속.. 졌지요.

그러나, 그 패배에서 저를 발견하고 받아들였어요.

그랬더니 지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기는 방법까지는 알 수는 없었어요.

여기까지가 제 한계였습니다.


황제

로이야

니가 고생이 많구나.

내가 병이 들어 이토록 온전치 못하니..


로이

크산 의장이 다녀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황제

카일럼에 총반격을 가해야 한다는 중앙의회와 연맹영주들의 결의안을 가지고 왔다.

일방적으로 밀리다가 틸리아테페를 지켜내고 나니 자신감이 생긴게지..


로이

아버님의 의중은 어떠신지요?


황제

반격이라니..

너 혼자만으로는 힘에 겨울게야.

듀발이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천만다행이지.

하지만..

언젠가는 사활을 건 일전을 벌여야 할테지..

크롬은 신지구가 자기들을 위해 준비된 낙원이라며

모두에게 복종을 강요하니..

어느 한쪽에 이겨야 끝나지 않겠니..


로이

제가 카일럼으로 가서 크롬을 만나 보겠습니다!


황제

!!


로이

지금 신지구의 모든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평화입니다.

긴 세월동안 계속된 전쟁으로 세 나라의 사람들은 모두 극도로 피폐해졌습니다.


황제

음..


로이

가능하다면 단 몇년만이라도.

그것도 안된다면 단 몇 개월이라도.

사람들과 병사들이 편히 쉴 수 있게 해 주어야 합니다.


황제

허나 크롬이나 크산이 그리 해 주겠느냐?


로이

크롬만 동의해 준다면 가능할 겁니다.


황제

위험한 일이다. 로이야.

어려운 일이야.


늦은시간, 격납고에서 카이와 제다가 로이를 기다리고 있다.


카이

재수 없는 인간.


제다

속국의 볼모에게 틀린 말은 아니지.


카이

예전의 그 기세는 어디간거야?

동맹의 왕자님이시라며.


제다

고마웠다. 아까는.


카이

고맙지?

그럼 대신 팔콘 한번만 타게 해 주기다.


제다

그래..


카이

약속한거다.


제다

근데 전리품으로 하고 싶다는 게 뭐야?


카이

기원의 혜성이 올때 빛의 사원에 소원도 빌고,

옛 루흐다의 마르쿠트라는 지식의 탑도 찾고,

신지구를 탐험하고 싶어.


격납고 문이 열리고 로이가 들어온다.


로이

하하하

멋진 계획인데.

그러러면 최고의 비행선이 필요하겠지?

이제 네거다, 제다.


제다

제가 정말 받아도 되는 겁니다.


로이

일국의 황태자가 한 약속인데 날 부끄럽게 만들 셈이냐?


제다

아.. 아닙니다.


로이

정치다, 전쟁이다 너무 바빠져 버려서 난 이제 모험 같은 건 영영 떠날 수가 없게 돼 버린걸..

그렇다고 이 녀석을 언제까지 여기다 이렇게 가둬둘 수는 없잖아?

벌써 날고 싶은지 엔진 소리가 들리는 듯한데..

이 녀석은 주인이 가고 싶은 곳으로 데려다 줄거야..


가이아의 볼모들이 모여 지내는 숙소. 넓은 원형 마당을 둘러싼 여러동의 건물로 이뤄진 사관학교. 높은 담장의 중간중간 감시용 첨탑이 솟아 있고, 그 너머로 웅장한 위용의 에르시온 황궁이 보인다. 숙소의 중간에 위치한 야수 조련장. 칸칸이 나뉜 큼직한 우리들이 육중한 금속 재질의 차단틀로 막혀있다. 제다가 에쉬를 보살 피고 있다.


듀발

제다야!


제다

삼촌!


뛰어가서 와락 안기는 제다.


제다

어떻게 여길..


듀발

로이 황태자가 아수라를 잘 막아줘서 승전을 한지라 개선하는 에르시온군과 함께 들렀다.

너희들이 잘 지내고 있는지 보려고 왔지.


제다와 나란히 서서 야수들을 살펴보는 듀발.


듀발

기특하구나. 어른들의 도움 없이도 야수들을 이렇게 잘 조련시켜 놓다니.


그래.

네가 가이아의 왕자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제다가 네 주군이라는 사실도 잊어서는 안된다. 

무슨 뜻인지 알지.

우린 어느때 보다도 친구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제다

(한참동안 듀발을 처다보다) 

그럼요..

그리고.. 다른 아이들도 다들 열심히 하고 있어요.


듀발

이렇게 너희들을 볼모로 있게 할 수 밖에 없다니..


제다

아니에요.

에르시온은 강한 나라에요.

비록 지금은 이런 처지지만, 열심히 배우고 있어요.

돌아가게 되면 반드시 가이아를 강한 나라로 만들 겁니다.

제 손으로요.

다시는 누구도 이런 치욕을 당하지 않게 하겠어요.


듀발

그래. 장하다.

역시 가이아의 왕자답다.


쑥스러운 듯 머리를 긁적이는 제다. 이때 점호를 알리는 경적 소리가 울려온다. 제다의 표정이 굳는다.


제다

점호 신호에요.

이제 숙소로 돌아가야 해요.


듀발

그래..


제다

돌아가시면 부모님과 친구들에게 안부 전해 주세요.

전 잘 지낸다고, 걱정마시라구요.


듀발

그래.. 그래..


듀발에게 가슴을 주먹으로 치며 가이아의 예법으로 인사를 하고 돌아가는 제다. 안타까운 눈으로 제다가 건물로 들어갈때까지 발길을 돌리지 못하는 듀발.

제다의 방, 기원의 혜성에 대한 방송화면이 흘러 나온다. 빛의 사원 곳곳의 이모저모와 다가오는 기원의 혜성의 모습을 전하는 방송화면.


아나운서

십년만의 대형 우주쇼를 생생히 지켜보기 위해 이곳 빛의 사원으로 신지구 각지의 명사들과 관람객들이 몰려들고 있습니다.

다양한 행사들이 준비되고 있는 이곳은 현재 축제 분위기로 오랜만의 휴전 무드로 더욱 더 들뜬 사람들의 모습입니다.


부러운듯 모니터를 뚫어져라 보고 있는 제다. 갑자기 창문에 돌멩이가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 창문을 열자 블랙팔콘에 타고 있는 카이.


카이

빚 받으로 왔다!


제다

이 시간에 어딜 간다구??


카이

빨리 타기나해~

근처 한 바퀴만 돌고 오자고, 친구.


제다

휴~


하지만 방금전 방송화면 때문에 답답했던 차라 마지못하는 척 팔콘에 올랐다. 또한 팔콘이 왜 전설의 비행선인지도 궁금했고 이걸 타고 가이아로 갔으면 하는 바램도 한몫 했다.


카이

출발! 빛의 사원으로~


제다

뭐.. 뭐라고??

어디?


근사하게 치장된 카이 왕자의 방, 커다란 침대위로 아무렇게나 벗어 놓은 잠옷이 놓여 있다. 벽면에 편지가 붙어있다.


카이

근위대장, 훈육교관 모두 미안하오.

십년만의 우주쇼를 놓칠 수가 없어서요.

오랬동안 꿈꿔왔던 바를 실행에 옮기려 합니다.

옛날 형님께서 그러셨던 것처럼 신지구를 한바퀴 돌고 오겠습니다.

그러니 너무 걱정 마시고요.

아참, 가이아 왕자인 제다도 데려갑니다.

그러니까 당분간 찾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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