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3. 운명의 아이들 6. 일기토

오상준
2018-07-01
조회수 243

6. 일기토


# 기관포탑 / 밤

로스트 선장과 카이의 블랙팔콘 교전에서 로스트 선장의 레드 팔콘에 포를 쏘는 포탑을 발견한 해적들 십여명이 일제히 기관포탑으로 몰려와 총을 겨눈다.

해적들 

꼼짝 마라!


그 속에서 손을 들고 투항의 의사를 보이는 인물은 바로 집사인 스티븐스이다.

스티븐스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포탑 사이로 보이는 하늘을 바라본다.


스티븐슨

‘무사하셔야 할 텐데….’


리바이던이 공중에 떠 있는 하늘과 해적들에 의해 감금되어 있는 불안한 표정들의 귀족 내지는 그들의 자제들의 모습이 보인다. 그들의 모습과 함께 로스트의 목소리가 들린다.


로스트

현재 빛의 사원 일대는 내가 이끄는 해적들의 관할 하에 들어 있다.

그리고 현재 각국의 모든 귀족들은 별도로 구분되어 보호 중에 있다.


빛의 사원의 화면이 사라지고 다시 로스트가 등장한다.

로스트

만약 우리의 희망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빛의 사원 내에서 보호 중인 이 자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점을 부디 유념해주기 바란다.

이상이다.


그 말과 함께 화면은 완전히 노이즈로 가득 차다가 이내 꺼져 버린다.


# 우주해적선 리바이던 함교 / 아침

방송을 끝낸 로스트, 한숨을 돌린다.


로스트

흠….

대충 이 정도면 중요한 일은 마무리 됐겠지.

그럼 이제 당신 얘기를 좀 들어보도록 할까요?

오랜만입니다, 스티븐스 사형.


로스트가 돌아보니 거기에는 스티븐슨이 서 있다. 스티븐스은 결박된체 해적들 여러 명이 총을 겨누고 있다.


스티븐슨

….


서로를 바라보는 로스트와 스티븐슨. 둘 사이에 뭔가가 있는 것 같은 분위기.


# 로이의 방 앞 복도 / 낮

부관

정말 혼자서 가실 생각입니까?


로이

잠자코 저들이 시키는 대로 기다릴 수는 없는 상황이야. 분명 다른 나라들도 공식적인 협상 테이블에 앉기 전에 비밀리에 접촉을 꾀할 게 분명하네.


로이, 속으로 마지막 말을 삼킨다.

로이

‘더군다나 카이와 제다가 얽혔고, 스티븐슨까지 소식이 끊어진 마당이라면 내가

나설 수밖에!’


# 로이의 방 / 낮

방으로 들어 온 로이는 부관에게 듀발의 행적을 묻는다.


로이

듀발 공은 지금 어디에 계시나?


부관

그게 지금...

듀발 공은 가이아 반란군의 진압을 위해 가이아 현지로 떠나신 상태라고 합니다.


로이

그래?

가이아 내부의 일이라 나한테 일부러 알리지 않으셨나 보군.

어쩔 수 없군.

그렇다면 혼자서라도 먼저 로스트를 만나러 가야겠….


그 순간, 로이의 표정이 약간 찡그려진다.

약간 비틀거리는 로이.


부관

(놀람)전하?!


로이

아…별 거 아니야.

괜찮네.


로이는 잠시 호흡을 가다듬은 후 부관에게 지시를 한다.


로이

부관, 중앙신전에 미리 통보를 해 주게.


부관

네?


로이

역시 출발 전에 중앙신전에 들러야할 것 같아.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신병기갑의 재조정을 할 필요가 있겠어.


부관

네, 알겠습니다.

전령을 먼저 보낸 후에 타고 가실 차를 준비하겠습니다.


로이

그래.


부관이 경례를 하고 나가자, 로이는 지친 듯한 표정으로 의자에 털썩 앉는다.

로이, 자신의 손을 바라보니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가늘게 떨리고 있는 중이다.


로이

또 이런 꼴로 린을 보러 가야 한다니.

내 신세도 참...


로이, 의자에 뒤로 기대어 머리를 젖힌 채로 무거운 한숨을 쉰다.


# 가이아 반군 격전지 / 낮

드넓은 평원지대. 양쪽으로 도열한 채 대치하고 있는 가이아 정규군과 반란군 진영.

그 가운데의 넒은 벌판에 각자가 테이밍을 걸어 둔 야수들을 거느린 채 대치하고 있는 두 사람의 모습이 보인다. 가이안 정규군의 수장인 듀발과 반군의 총사령관 레센느다.

허리까지 길게 머리를 늘어뜨린 육감적인 미모의 여전사 레센느. 레센느는 긴 파이프를 입에 문 상태로 가볍게 연기를 내뿜고 있다. 그 주위로 공중과 지상에서 양측 진영의 거대한 몸집의 야수들이 당장이라도 싸울 듯이 으르릉거리며 경계하고 있다. 그러나 듀발과 레센느는 그 상황을 아무렇지 않게 여기는 듯 의연한 행동을 보이고 있다.


듀발

(정중히) 제안에 응해줘서 고마워.


레센느

뭘, 백중세의 전장에서 수장 대 수장의 대결로 승패를 정하는 것은 가이아의 오랜 전통이니까.

 더군다나… (씁쓸한 미소) 가이안의 최고 ‘영웅’과 자웅을 겨룰 수 있게 되었으니 영광이랄까.


듀발

가시가 담긴 말투는 여전하군.


레센느

하지만 승리를 확신하고 제안해 온 거라면 후회하게 될지도 몰라.

지금의 난 당신이 아는 과거의 레센느가 아니니까.


레센느의 가늘어지는 눈을 보면서 듀발은 한숨을 쉬면서 고개를 젓는다.


듀발

(하늘과 지상의 야수들을 바라보면서) 글쎄…지상의 패왕인 ‘화산사자’의 무리와 극지 하늘의 제왕인 ‘빙하익룡’이라….

이들을 상대로 누가 감히 승리를 장담할 수 있을까?


레센느

(미소)어머나?

태양과 빙극의 ‘티탄쌍룡’을 동시에 부리는 당신이라면 능히 그런 생각을 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더욱이 한때 나를 가르치고 지휘한 상관이었던 사람이라면.


듀발

(감회에 젖어 살짝 눈을 감으며)

그리고 연인이기도 했지,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씁쓸한 미소)

여전히 나를 원망하고 있나?

듀발의 말에 레센느는 피던 파이프를 입에서 떼고는 파이프를 휘릭 하고 밑으로 휘두른다.


레센느

한때 가이아의 대장군이었던 당신의 배신은 많은 사람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었어.

원망하냐고?

  아니, 다만 당신과의 모든 기억을 지워버리고 싶을 뿐이야!.


듀발

언젠가 너도 나의 진심을 이해할 수 있게 되길 바래...


레센느

(애써 말을 끊어버린다)

더 이상 말이 길어지는 것은 싸움을 바라고 있는 야수들에게 결례가 될 것 같은데 그래.

당신의 용들 역시 오랜만에 다시 만난 상대를 알아보고 마음이 설레는 듯 하고 말이야.


듀발

(목례하며)

그럼, 어머니 가이아께 부끄럽지 않은 싸움을!


레센느

(정중히 마주 목례한다.)

어머니 가이아에게 부끄럽지 않은 싸움을!


인사가 끝남과 동시에 듀발과 레센느가 야수들에게 명령을 내린다.


듀발

티탄쌍룡!


레센느 

화산사자!

빙하익룡!


듀발과 레센느의 명령에 따라 굉음을 지르면서 격돌하기 시작하는 신지구의 야수들.

그리고 그들을 조종하면서 서로 맞부딪히는 듀발과 레센느의 모습.

(야수들의 액션)

그 일대는 듀발과 레센느가 조종하는 야수들은 한 마리씩 서로 엉켜 싸우기 시작한다.

입에서 내뿜는 화염과 냉기, 그리고 강철 같은 발톱과 이빨을 사용한 야수들의 싸움.

야수들의 엄청난 공격력에 주위는 마치 지축이 흔들리고 하늘이 무너지는 듯하다.

격돌하는 야수들의 공세의 여파로 더 이상 대열을 유지하지 못하고 주춤주춤 뒤로 물러서는 양진영의 병사들. 듀발과 레센느의 야수들의 모습에 주위의 하급 야수들이 겁을 먹으면서 동요하며 몸부림친다. 양쪽 병사들은 하급 야수들을 진정시키느라 정신이 없다.


병사들

야수들을 진정시켜!

진정해!

진정하라고!


장교

굉장해, 적뿐만 아니라 같은 편의 야수들까지 겁을 집어먹을 정도라니!


이것이 최고수 테이머들의 싸움인가?!

정규군의 장교가 감탄하며 그 싸움을 지켜보는데, 멀리 하늘 위에서 다급히 야수를 타고 오는 병사가 보인다. 병사는 전령임을 알리는 깃발을 들고 있다.

장교

(위를 보며)전령이잖아?

무슨 일이지…?


듀발과 레센느의 야수 간의 대결은 계속 이어진다.

마침내 서로를 향해 작렬하는 필살기들이 충돌하고, 거대한 평원 전체가 빛과 화염에 휩싸인다. 장관이 연출되는 가이안 후방의 격전지.


레센느

…큭….


언뜻 보면 막상막하의 싸움을 벌이는 것 같지만 레센느의 표정은 미묘하게 일그러지고 있다. 그걸 바라보는 듀발, 내색은 하지 않는다.


듀발

….


마침내 티탄쌍룡 중의 한 마리인 태양의 용이 불길을 머금은 브레스를 내뿜으면서 화산사자의 목덜미를 물어뜯자, 화산사자는 비명을 지르면서 땅에 쓰러진다.

레센느

윽…!


그 충격에 중심을 잃고 비틀거리는 레센느.

레센느의 상체와 얼굴에 나타난 테이밍의 문양이 급속히 일그러지는 듯한 느낌이다.

레센느는 겨우 숨을 고르지만 그 잠시의 틈을 놓치지 않고 듀발은 공격명령을 내리고 그 의사에 따라 태양의 용이 화산사자의 머리를 한쪽 발로 눌러 꼼짝 못하게 만든다.


레센느

(낭패스런 표정)화산사자…!


듀발은 일순 공격을 망설이는 표정을 보이면서 주춤거리지만 태양의 용은 화산사자를 깔고 누른 채로 본능적으로 마무리를 하기 위해 얼굴에 정통으로 불길을 머금은 브레스를 뿜으려 한다.  그런데 그때 정규군 쪽에서 굵은 신호음이 들린다.


듀발

이건 전투중지를 알리는 신호음…!!


늑대의 울음소리 같은 신호음을 들은 듀발은 재빨리 티탄쌍룡의 공격을 제지한다.


듀발

그만!

거기까지!


듀발의 외침에 태양의 용은 공격을 멈추고 화산사자를 놓아 둔 채로 뒤로 물러선다.


레센느

?!


듀발의 제지가 마음에 들지 않는지 티탄쌍용은 계속 으르렁거린다. 레센느는 아직 쓰러진 채로 가쁜 숨을 쉬는 화산사자의 곁에서 화산사자의 갈기를 쓰다듬으며 진정시키고 있다.

듀발

무슨 일인가?

전투중에 신호를 불다니…!


그때 장교가 듀발에게 다급히 다가와서 인장이 찍힌 문서를 건네준다.


듀발

이건… 로이 황태자의 인장이 찍힌 비밀문서?


듀발은 인장을 뜯어 본 후 놀란 표정을 짓는다.

문서를 말아 쥔 듀발은 양군에게 들릴 정도로 우렁찬 음성으로 외친다.


듀발

정부군과 반란군 양 군대는 지금 당장 전투를 중지해야 한다!

현재 빛의 사원이 우주 해적 ‘로스트’에게 점령되었고 가이아의 혈족들도 그들의

인질이 되었다!


레센느

뭐?!


듀발의 말을 들은 양쪽 군대는 술렁거리기 시작한다.

레센느도 놀란 표정이다.


듀발

해적들은 인질을 내세워 테랄론 내의 모든 분쟁을 중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우리들도 지금 당장 전투를 중지하지 않으면 안 된다!

오늘의 결투는 무승부로 끝을 내고 이후 다시 승부를 짓기를 희망한다!


병사들

(놀라며)

그럴 수가… 해적들이…?!

빛의 사원이 점령되다니…!


동요하는 양쪽 군의 병사들.

레센느는 이내 놀란 표정을 수습하고 듀발을 바라본다.

듀발도 더 말은 없지만 절실한 표정으로 레센느를 바라보고 있다.

듀발의 눈을 보고 레센느는 한숨을 쉰다.


레센느

…알았어.

그 제안을 받아들여 우린 이만 물러나겠다.

에르시온에 나라를 팔아넘긴 귀족들의 목숨 따윈 추호도 관심이 없지만,

분명 빛의 사원에는 평범한 가이아의 혈족들도 있을 테니까.


듀발

레센느….


레센느

그리고 1개월간은 반군이 이 지역으로 침범해 오는 일은 없을 거야.

승부가 나진 않았지만 실제적으론 내 패배나 다름없었으니까.

그리고 이건 전사로서의 긍지를 건 약속을 지킴과 동시에 화산사자를

구해 준 데 대한 감사의 뜻이야.


듀발

(정중히)고마워.

예를 표하지….


레센느

(감정을 누르며)하지만 다음번에는 반드시 이겨주겠어.

당신의 야수들과 달리 아직 내 야수들은 완숙기에 접어들지 않았다는 점을 명심해 둬.


듀발

그러지, 명심하고 있겠어….


레센느

…흥.


서로에 대한 감정을 애써 드러내지 않으며 이별하는 두 사람.

Cut to.

레센느와 함께 반란군의 대부대가 평원에서 물러난다.

멀리 멀어지는 레센느와 반란군 부대의 모습을 하염없이 지켜보는 듀발,

씁쓸한 표정이다.


듀발

철군한다!


황급히 철군 명령을 내리는 듀발.

듀발은 그제야 이때까지 내색하지 않던 걱정의 표정을 얼굴에 띄운다.


듀발

‘빛의 사원에 카이 왕자는 물론이고 제다까지 억류되어 있을지 모른다니! 제다야..’


# 가이아 후방 / 낮

후퇴 중인 레센느의 반란군. 맨 앞에서 말과 닮은 야수를 타고 이동 중인 레센느는 듀발의 군대와 거리가 물러나자 갑자기 얼굴이 일그러진다.

레센느

큭…!!


부하

사령관님!


중심을 잃고 야수 위에서 상반신이 고꾸라지는 레센느. 부하들의 부축을 받는 레센느의 얼굴에선 다시 테이밍 용의 문양이 간헐적으로 일그러지고 있다. 그리고 레센느의 눈과 입에선 피가 배어 나온다.

부하

역시 아까의 대결에서 내상을!!


레센느

이 정도는 대장군 듀발을 상대할 생각이라면 감수해야 할 대가야.


빙하익룡과 화산사자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레센느의 곁에 다가온다. 그런 야수들의 몸을 어루만져 주는 레센느. 레센느는 겨우 다시 몸을 가누면서 자세를 잡는다.


레센느

후우~, 기세 좋게 허세를 부리긴 했지만 역시 좀 힘들겠군.

당분간 숨어서 요양을 해야 할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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